사진을 잘 찍는다는 게 결국 카메라 성능의 문제일까요? 저는 오랫동안 그렇게 믿었습니다. 그런데 스마트폰 하나로 찍은 사진이 DSLR로 찍은 것보다 훨씬 감각적인 경우를 여행지에서 직접 보고 나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결국 구도를 읽고 빛을 이해하는 눈이 먼저였습니다.
구도하나로 사진이 이렇게 달라진다고요?
솔직히 처음에는 구도라는 말 자체가 좀 거창하게 느껴졌습니다. 구도란 화면 안에 피사체와 배경, 여백을 어떻게 배치하느냐를 결정하는 틀을 뜻합니다. 쉽게 말해 "뭘 어디에 놓고 찍느냐"의 문제입니다. 그런데 이게 생각보다 사진의 분위기를 완전히 바꿔놓습니다.
제가 여행 다닐 때 가장 먼저 켜는 기능이 바로 스마트폰 카메라의 격자 기능입니다. 화면에 가로세로 선이 생기는 그 기능인데, 처음엔 귀찮아서 꺼놨다가 켜고 나서부터 수평이 맞지 않아 삐딱하게 찍힌 바다 사진이 확 줄었습니다. 수평선(水平線)이 기울어진 사진은 보는 사람의 눈이 자꾸 그쪽으로 쏠려서 피사체에 집중이 안 됩니다.
구도에서 하나 더 챙겨야 하는 게 3분할 법칙입니다. 3분할 법칙이란 화면을 가로세로로 각각 3등분해서 생기는 교차점에 핵심 피사체를 올려놓는 기법입니다. 제가 아내 사진을 찍을 때 자꾸 정중앙에 세우는 버릇이 있었는데, 교차점 쪽으로 옮겨서 찍었더니 배경이 살아나면서 훨씬 이야기 있는 사진이 됐습니다. 특히 인물이 바라보는 방향 쪽에 여백을 남겨두는 것만으로도 사진이 숨을 쉬는 느낌이 달라집니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를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스마트폰 카메라 설정에서 격자 기능을 켜고 수평·수직을 습관적으로 확인한다
- 인물이나 핵심 피사체를 화면 정중앙이 아닌 3분할 교차점에 배치한다
- 인물이 바라보는 방향에 여백을 충분히 남겨 시선의 흐름을 만든다
- 건축물이나 나무를 찍을 때는 스마트폰이 기울지 않도록 수직을 맞춘다
이 네 가지만 지켜도 사진이 달라 보이기 시작합니다. 제 경험상 격자 기능을 켜는 것과 안 켜는 것 차이는 생각보다 훨씬 컸습니다. SNS에서 유행하는 감성 사진들을 보면 결국 이 기본기 위에서 스타일을 쌓아 올린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골든아워를 놓치면 같은 장소도 그냥 기록이 됩니다
여행지에서 사진을 찍어보신 분들, 한번 생각해 보시겠어요? 같은 장소를 낮 12시에 찍은 사진과 오후 5시에 찍은 사진이 얼마나 다른지 비교해 보신 적 있으신가요? 저는 제주도에서 같은 해변을 이틀 연속으로 찍어봤는데, 한 장은 한낮에 찍어서 그냥 밝고 납작한 느낌이었고, 다른 한 장은 해 질 무렵에 찍었더니 모래사장에 긴 그림자가 생기고 빛이 주황빛으로 물들면서 완전히 다른 사진이 나왔습니다.
이게 바로 골든아워의 힘입니다. 골든아워란 일출 직후와 일몰 직전의 약 1~2시간을 뜻하는데, 이 시간대의 빛은 태양이 낮게 깔리면서 색온도가 낮아져 따뜻한 주황·금빛 계열로 바뀝니다. 색온도란 빛의 색감을 수치로 나타낸 것으로, 수치가 낮을수록 붉고 따뜻하게, 높을수록 차갑고 푸르게 보입니다. 낮 12시의 강한 햇빛은 색온도가 높아서 피부 톤이 창백하게 뜨거나 그림자가 눈 밑에 진하게 생기는 문제가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요즘 여행 일정을 잡을 때 골든아워 시간을 의식적으로 확인합니다. 일출·일몰 시간 조회를 활용하면 여행지 기준으로 골든아워 시작과 끝 시간을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어서 촬영 계획 잡기가 훨씬 편해졌습니다.
어쩔 수 없이 한낮에 찍어야 하는 상황이라면 직사광선을 피해서 건물 그늘이나 나무 사이의 간접광을 활용하는 게 좋습니다. 간접광이란 빛이 어떤 표면에 반사되거나 가려진 후 부드럽게 퍼진 빛을 말합니다. 직사광보다 훨씬 피부 표현이 자연스럽고 그림자가 부드럽게 나옵니다. 역광 상황에서는 스마트폰 화면을 길게 눌러 노출을 조절하는 것도 빠뜨리면 안 되는 습관입니다. 노출이란 카메라 센서가 받아들이는 빛의 양을 뜻하는데, 역광에서 노출을 올리지 않으면 인물이 새까맣게 실루엣으로만 나옵니다.
여행사진을 스톡사진으로 팔 수 있다고요?
사진을 잘 찍게 되면 그다음 드는 생각이 뭘까요? 저도 처음엔 그냥 앨범에 쌓아두는 게 전부였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여행 커뮤니티에서 "여행 사진 팔아서 항공권 값 뽑는다"는 글을 보고 진지하게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스톡사진 이란 개인이나 기업이 콘텐츠 제작에 사용할 목적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미리 촬영해 등록해둔 이미지를 뜻합니다. 셔터스톡, 어도비 스톡, 게티이미지 같은 플랫폼에서 개인 작가로 등록하면 누구든 사진을 올리고 판매 수익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제가 직접 계정을 만들어서 확인해봤는데, 등록 자체는 어렵지 않았습니다. 다만 심사가 꽤 까다로워서 초점이 흔들렸거나 노이즈가 심한 사진은 반려됩니다. 노이즈란 저조도 환경에서 ISO 감도를 높이면 사진에 생기는 거친 입자 현상을 말하는데, 스마트폰 야경 사진에서 자주 나타납니다.
실제로 수익이 얼마나 되는지는 올린 사진 수와 주제에 따라 천차만별입니다. 셔터스톡 컨트리뷰터 페이지에 따르면 다운로드당 수익은 경력과 누적 판매량에 따라 달라지며, 꾸준히 업로드할수록 누적 수익이 늘어나는 구조입니다. 당장 큰돈이 된다고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여행을 다니면서 어차피 찍을 사진이라면 올려두는 것 자체가 손해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스톡사진 판매에는 몇 가지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사람이 식별되는 사진을 올리려면 해당 인물의 모델 릴리즈, 즉 초상권 동의서가 필요합니다. 건물이나 조형물도 저작권이 있는 경우 상업적 사용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풍경이나 자연 사진은 이런 제약이 상대적으로 적어서 처음 시작하기에 좋습니다.
결국 여행 사진을 잘 찍는다는 건 비싼 장비를 갖추는 게 아니라, 격자를 켜고 교차점을 확인하고 골든아워를 기다리는 작은 습관들의 합계입니다. 여기에 스톡사진 등록까지 더한다면 추억을 남기면서 부수입까지 챙기는 일석이조가 되는 셈입니다. 다음 여행 전날 밤, 일몰 시간 하나만 미리 검색해 보는 것부터 시작해 보시겠습니까? 사진이 달라지는 걸 바로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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